개봉일 : 2025.02.28.
감독 : 봉준호
상영시간 : 137분
상영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등장인물 :
로버트 패틴슨
나오미 아키에
스티븐 연
토니 콜렛
마크 러팔로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영화 '미키17'은 인간 복제와 우주 식민지 개척이라는 독특한 주제를 블랙 코미디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개봉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던 이 영화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깊이 있는 이야기와 시각적 매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습니다.
1. 줄거리요약 (스포약간)
영화의 배경은 2054년, 인류는 지구를 떠나 극한 환경의 행성 ‘니플하임’을 식민지화하려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주인공 **미키 반스(로버트 패틴슨 분)**는 ‘익스펜더블’이라고 불리는 특수 임무 수행자로, 위험한 상황에 투입되어 사망하면 새 육체로 다시 만들어지는, 일종의 “소모품 인간”입니다.
그는 이미 16번 죽고 다시 살아났고, 현재는 **‘미키17’**입니다.
하지만 임무 도중 실종되면서 시스템은 자동으로 미키18을 활성화시키죠.
그리고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 벌어집니다.
죽었어야 할 미키17이 생존한 채 복귀하게 된 거예요.
한 행성에 동시에 존재하게 된 두 명의 ‘미키’.
이제부터는 단순한 생존 문제가 아닌, 존재의 정체성과 권리에 대한 이야기로 방향이 바뀝니다.
“나는 진짜인가?”, “복제는 인간인가?”, “기억이 같다면 존재도 같은가?”라는 질문이 이 둘 사이를 끊임없이 갈등하게 만듭니다.
이제 미키17과 18은,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상대방의 존재를 지워야만 하는 상황에 놓입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식민지 정부는 그들을 감시하며 불편한 진실을 은폐하려 하고, 두 미키는 점점 더 인간의 윤리와 정의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됩니다.
여기에 로맨스, 정치적 이슈, 그리고 봉준호 감독 특유의 사회적 풍자가 더해지면서 이야기는 더욱 흥미진진하게 흘러가죠.
2. 감상포인트
봉준호 감독의 독창적인 연출: 봉 감독은 '기생충'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으로, 블랙 유머와 사회 비판적 시선을 유지하면서도 인간 복제와 윤리적 딜레마를 섬세하게 그려냈습니다.
로버트 패틴슨의 뛰어난 연기: 주인공 미키 역을 맡은 로버트 패틴슨은 다중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각기 다른 성격의 미키들을 생동감 있게 표현했습니다.
블로그
시각적 요소와 음악의 조화: 니플하임 행성의 황량함을 실감나게 재현하기 위해 다리우스 콘지 촬영 감독이 참여하였으며, 정재일 음악 감독의 음악은 영화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킵니다.
철학적 질문과 사회적 메시지: 영화는 인간 복제 기술이 현실화될 경우,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집니다. 또한, 죽음 이후에도 기억과 의식이 지속된다면 그것을 '진짜 나'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유발합니다.
3. 총평 별점과 추천여부
《미키17》은 단순한 SF 블록버스터의 외형을 하고 있지만, 그 안에는 봉준호 감독 특유의 철학적 질문과 블랙유머, 인간에 대한 탐구가 깊게 녹아 있는 작품이다. 죽음을 반복하며 재생되는 '소모품 인간' 미키를 통해 감독은 개인의 존재성과 정체성,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인간 소외를 이야기한다.
영화는 거대한 우주 식민지 개척이라는 설정을 배경으로 삼지만, 궁극적으로는 '인간' 그 자체에 집중한다. 하나의 존재가 무한히 복제되고, 죽어도 대체 가능한 생명으로 취급되는 사회 속에서 미키는 자신이 누구인지, 왜 살아야 하는지를 묻는다. 그 여정은 SF의 외피를 입었지만, 지극히 내면적이고 인간적인 드라마로 귀결된다.
봉준호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그만의 유머와 리듬을 잃지 않는다.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중간중간 배치된 아이러니한 장면들, 날카로운 대사들, 그리고 인간 군상들의 괴상하면서도 친숙한 면모가 봉준호표 블랙코미디의 미감을 유지시킨다.
로버트 패틴슨은 복잡한 정체성의 무게를 짊어진 미키를 섬세하게 표현하며, 그의 분열된 감정과 고립감, 그리고 인간다움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깊어지는 혼란과 자기 인식의 과정은 패틴슨의 내면 연기와 절묘하게 맞물려 인상적인 감정선을 완성한다.
《미키17》은 모든 이의 취향에 맞는 영화는 아닐 수 있다. 서사 구조가 전통적이지 않고, 봉준호 감독 특유의 유머와 철학이 때로는 난해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만큼 기존 SF 영화들과 차별화된 개성과 사유의 깊이를 지닌 작품이며, 단순한 오락을 넘어선 **"봉준호다운 실험적 우주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영화를 본 후에도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는 질문들. 《미키17》은 그 질문들을 던지는 데에서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별점과 추천 여부
별점: ★★★★☆ (4/5)
추천 여부: SF 장르와 봉준호 감독의 작품을 좋아하는 관객들에게 추천합니다. 인간 복제와 윤리적 문제에 대한 깊은 통찰을 원하시는 분들께 특히 추천합니다.